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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함께 치료해 드립니다.

박원장의 건강칼럼

제목

육아 스트레스 해소법

저는 진료 특성상 수많은 환자분들의 이런저런 고민들을 접하게 되는데, 그 중 적지 않은 비율로 육아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여성분들을 자주 만나게 되곤 합니다. 특히 주변에서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는 독박 육아는 그 정도가 훨씬 더 심하지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다른 사람들과 건전한 관계를 맺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기 마련인데, 밥 한끼도 편히 못 먹고 한 숨의 잠도 편히 잘 수 없어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치고 고갈되어 가는 독박 육아의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단절로 더욱 고립감과 절망감을 느끼게 만듭니다.

 

이렇게 되면 감정 컨트롤이 어려워져 아무 것도 아닌 일에 벌컥 짜증이나 화가 올라오기도 하고, 반대로 심한 우울과 무기력에 빠지기도 하지요. 그래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남편이나 아이들에게 안 좋은 모습들을 보이게 되고 후회가 뒤따르면서 자책까지 하게 되어 다시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악순환의 상황이 되고 맙니다.

 

특히 무의식 중에 자신에게 반격이나 위해를 가할 수 없는 가장 약한 존재인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많은데, 얼마 안 가 아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아이에게 큰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하지요.

 

이렇게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면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은 극히 당연한 일이며, 주변에서는 별다른 도움은 주지 않으면서 입바른 소리만 하여 마음을 더욱 후벼파기까지 합니다. 스스로도 '내가 이러지 말아야지.', '내가 마음을 고쳐 먹어야지.'라고 의지를 세워보곤 하지만 결국 반복되는 일상을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이럴 경우 우선 자신을 자책하거나 비하하지 말고, 자신을 아끼고 애정을 주어야 합니다. 일단 내가 살아야 남도 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보람되기도 하지만 너무나 큰 노력과 힘이 들어가야 하는 일이기에 누구라도 육아를 하다보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그러니 유독 나만 '나쁜 엄마'인 것 같은 착각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심각하다고 느낀다면 잠깐이라도 짬을 내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어차피 독박 육아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겠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상담이나 약물과 같은 치료가 의외로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독박 육아'라는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전문가의 도움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면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살아갈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한동안 안 오셨던 젊은 아기 엄마가 예약을 하고 내원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결혼을 해서 아이가 둘이나 되었는데 남편 직장 때문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지방에서 나홀로 독박 육아를 하고 있더군요. 아기에게 너무 소리를 지르고 있는 자신에게 놀라 토요일 남편이 쉬는 날 찾아왔다고 했습니다.

 

자주 올 수 없으니 침 치료는 어려웠지만 가슴에 가득한 울화를 풀어내는 한약을 처방해 드리고, 아울러 몇 가지 당부를 했습니다. 거의 집밖을 안 나가고 실내에서만 지낸다 하여 식물이 광합성을 하듯 사람도 햇빛을 보아야 살 수 있으니 바로 집 앞이라도 종종 나가서 햇빛을 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낯선 곳이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 전혀 교류가 없다 하여 백화점 문화센터에 가서 사람을 사귀라 했습니다.

 

보름 정도 지나 경과 확인을 하고 새로 약을 보내드리기 위해 통화를 해 보니 일단 목소리 톤이 다르더군요. 훨씬 밝아진 목소리로 약을 먹고 나서 일주일 동안 전혀 소리를 지르지 않아 스스로도 너무 신기했다고 했습니다. 그 뒤로 종종 소리를 지르기는 하지만 전보다는 훨씬 줄었다고 하면서 말이지요. 그리고 이제는 집밖에 나가 가볍게 산책도 하고 다행히 둘째가 어린이집도 다니기 시작해 그 다음주부터는 백화점 문화센터에도 가 보겠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큰 소득은 스스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얻은 자신감과 뭔가 하고자 하는 의욕이었습니다. 악순환에서 벗어나 선순환의 고리로 접어든 것이지요. 그리고 분명히 점점 더 좋아질 것입니다. 독박 육아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분의 사례를 잘 참고하여 선순환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으시면 좋겠습니다. 이 세상의 위대한 엄마들을 응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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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한담한의원

등록일2021-06-08

조회수9,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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