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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장의 건강칼럼

제목

학습된 무기력과 수용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개념을 아시는지요? 이는 긍정심리학의 권위자이자 미국의 심리학자인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이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 연구를 하다가 발견한 현상으로, 회피할 수 없는 환경에 장시간 혹은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이후 자신의 능력으로 충분히 회피 또는 극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그러한 상황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것을 말합니다.

 

1975년, 셀리그만은 24마리의 개를 각 8마리씩 세 집단으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하였는데, 첫 번째 집단에는 전기 충격을 주면서 스스로 전기 충격을 멈출 수 있는 장치를 함께 제공하였고, 두 번째 집단에는 전기충격을 주었으나 전기충격을 피할 수 있는 장치를 제공하지 않았으며(단, 첫 번째 집단이 전기를 차단하면 두 번째 집단에도 전기가 차단되어 결과적으로 두 집단의 전기 충격 지속 시간은 동일했습니다), 세 번째 집단에는 전기충격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24시간이 경과한 뒤 세 집단 모두를 담을 넘어 전기충격을 피할 수 있는 상자로 옮기고 전기충격을 주자, 첫 번째와 세 번째 집단의 개들은 모두 담을 넘어 전기충격을 피한 반면, 두 번째 집단의 개들은 단 2마리만이 담을 넘어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나머지 6마리는 그대로 웅크리고 전기충격을 견뎌내는 모습을 보며 셀리그만은 '학습된 무기력'이라 하였습니다.

 

이후의 실험을 통해 이는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됨이 밝혀졌는데, 사람 역시 처음에는 불편부당한 상황에 저항하거나 탈출, 극복의 시도를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하거나 실패의 두려움 혹은 공포가 커질 경우 자포자기의 학습된 무기력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그런데 현대심리학에서 강조하는 '수용(acceptance)'을 자칫 오해하면 학습된 무기력으로 연결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욕구는 100% 충족될 수 없기에 거기에서 생기는 고통(pain)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당연한 고통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서 괴로움(suffering)이 생기게 됩니다. 고통이 괴로움으로 가지 않는 유일한 해법은 수용으로, 고통과의 투쟁을 멈추는 것입니다. 고통은 이를 제거하려고 애쓸 때 오히려 더 증폭되고 그 속으로 더 휘말리게 되므로, 고통을 제거하려 하지 말고 수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 이는 부득이하고 패배주의적인 수용이 아닌 능동적이고 기꺼운 수용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칩시다. 이 때 요구되는 것은 당신이 고통 중에 있음을 수용하는 것, 이에 따라 상기된 힘든 기억을 수용하는 것, 그리고 학대를 멈추기 위해 필요한 단계를 밟는 데서 오는 두려움을 수용하는 것입니다. 즉, 학대 자체를 수용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학대에서 벗어날 노력을 하고 기회를 살피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받아들이는 학습된 무기력과 수용은 본질적으로 다른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속되는 실패의 경험은 사람을 학습된 무기력 상태로 몰아넣습니다. '그래, 그렇지, 뭐. 내 인생에 무슨..."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됩니다. 그러나 그런 부정적인 생각으로는 될 일도 되지 않습니다. 비록 실패를 맛 보았지만, 실패의 상황을 기꺼이 수용하고, 그 아픔을 교훈 삼아 새롭게 일어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본인의 무의식 속에 자신을 실패자로 낙인찍을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반드시 성공할 사람으로 새겨 놓아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본인의 학습된 무기력 상태를 인지하거나 스스로 벗어나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 주위의 관심과 도움도 꼭 필요합니다. 작은 성공의 경험, 사소한 실마리가 인생의 대반전을 이루는 단초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늘 스스로 자신을 점검하고 나날이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살아있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면, 언젠가 기회는 반드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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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한담한의원

등록일2021-10-13

조회수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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