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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함께 치료해 드립니다.

박원장의 건강칼럼

제목

마음이 아플 때는 몸도 같이 살펴보세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로 유명한 데카르트는 몸과 마음이 각각의 실체라는 심신이원론을 주장했지만, 현대에는 몸과 마음이 다르지 않다는 심신일원론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는 정신과 신체를 하나로 보고 전일성(全一性)을 강조하는 ‘심신일여(心身一如)’, ‘신형일체(神形一體)’의 한의학적 사상과도 그 맥락을 같이 하는데, 이렇게 우리의 몸과 마음은 끊임없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므로, 지속적 혹은 심한 스트레스는 심리적, 정서적 문제 뿐 아니라 신체적인 문제까지 야기하게 되는 것입니다.

 

인체가 스트레스를 인지하게 되면 교감신경계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의 축이 활성화되어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 노르에피네프린(노르아드레날린), 글루코코르티코이드(코르티솔) 등의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정신 및 신체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정신적으로는 감정이나 행동, 인지 등에 병리적 변화를 보일 수 있으며, 신체적으로도 전신 어디든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는데, 특히 병리적 이상 없이 심리적 갈등이나 스트레스 등에 의해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신체화(somatization)라고 부릅니다.

 

스트레스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이미 수많은 연구들이 밝히고 있듯이 스트레스는 다양한 신체적 변화를 유발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이 갑자기 무서운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면 단순히 정서적으로 공포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심장이 빨리 뛰며 두근거리거나 식은땀이 난다거나 하는 신체적 변화를 수반하게 됩니다. 슬픈 일을 당하면 눈물이 나는 것도 마찬가지이고요.

 

이렇게 스트레스는 신체의 특정 부위나 계통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근골격, 신경, 순환기, 호흡기, 소화기, 비뇨생식기, 내분비계, 피부, 눈 등 신체 어느 부위에나 다양한 증상들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근골격계에서는 목이나 어깨가 굳고 아플 수 있으며, 등이나 허리, 기타 근육에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신경계에서는 두통이나 어지럼증, 감각이 둔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순환기에서는 혈압이 오르거나 흉통이 생길 수 있으며, 호흡기에서는 숨이 차는 것과 같은 호흡의 이상이나 기침, 천식 등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소화기는 자율신경계와의 밀접한 관련성으로 인해 스트레스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 중 하나로 소화불량, 복통, 설사, 변비, 트림 등 다양한 증상들이 생길 수 있고, 비뇨생식기에서도 다양한 배뇨장애, 성기능장애, 생리불순 등의 증상들이 유발될 수 있으며, 내분비대사의 이상으로 갑상선기능장애, 비만, 당뇨 등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피부에서는 가려움증, 피부염, 다한증이나 식은땀, 탈모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눈에도 안구건조증, 충혈, 피로, 눈꺼풀의 경련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또한 전신의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심지어 질병의 회복도 더뎌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신체적 증상에서 벗어나 몸의 건강을 회복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스트레스 상황을 방치하지 말고 빠르게 대처해 해결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 해결이 간단하다면 그리 큰 스트레스도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겠지요. 그러면 반대로 신체적 증상들을 치료함으로써 스트레스로 인한 고통을 낮출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신체적인 고통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감정적 고통을 받을 때도 뇌의 전대상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 ACC)이 활성화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드월(DeWall) 교수 연구진은 60명의 참가자를 각각 절반씩 ‘약물 집단’과 ‘위약(僞藥; placebo) 집단’으로 나누어 실험을 하였는데, 전자는 아세트아미노펜 500밀리그램(mg)을 아침과 저녁에 한 번씩 먹었고, 후자는 생김새와 용량은 똑같지만 효과는 전혀 없는 가짜 약을 먹었습니다. 두 집단은 이렇게 3주 동안 약물을 복용하면서 매일 저녁마다 하루 동안 자신이 얼마나 상처받았는지를 점수로 매겼는데, 그 결과 아세트아미노펜을 규칙적으로 먹은 집단이 사회적 고통을 덜 겪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나오미 아이젠버거 박사의 사회적 배제 실험에서도 역시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한 집단의 전대상피질 활성도가 낮게 나왔습니다.

 

물론 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진통제만으로 스트레스나 신체적 증상들을 모두 개선하거나 완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신체적 증상과 질환을 치료하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고통을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스트레스로 마음이 아프고 힘들 때는 몸을 같이 살피고 치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몸의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고통 역시 줄어들 테니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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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한담한의원

등록일2021-11-09

조회수7,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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