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수시로 수많은 감정의 변화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중에도 갑자기 과거의 어떤 기억이 떠오르며 순간 불쾌해지기도 하고, 우울한 상황에서도 가벼운 농담 한 마디에 갑자기 웃음이 터지기도 합니다.
이렇듯 순간순간의 상황에 맞닥뜨려 내 감정을 마음대로 컨트롤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 상황이 종결된 후에는 어느 정도 감정 컨트롤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운전을 하다가 어떤 차가 신호도 없이 갑자기 끼어들어 사고가 날 뻔 했다면, 대부분 순간적으로 놀라면서 화가 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계속 화가 난 상태로 갈 것인지, 금세 잊어버리고 가던 길을 갈 것인지는 본인이 결정할 수 있습니다.
감정에는 옳고 그름은 없지만,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은 있습니다. 용기를 내고 희망을 가지고 사랑하고 평화로운 상태와 같은 것들은 긍정적인 감정이고, 무기력하고 우울하고 슬퍼하고 불안에 떨고 두려워하고 분노하는 것들은 부정적인 감정이지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우리의 감정과 생각은 자석과 같아 부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생각은 부정적인 일과 부정적인 사람을 끌어들이고, 긍정적인 감정과 긍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인 일과 긍정적인 사람을 끌어들입니다. 그러니 남이 아닌 바로 나를 위해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멀리 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모든 일이 내 생각대로 쉬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오래 그리고 과도하게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나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는 물론이고 인간 관계와 하는 일에까지 악영향을 주므로, 가급적 빠르게 부정성에서 빠져나오도록 늘 자신의 감정 상태를 바로바로 알아차릴 수 있게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생각으로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기 힘들 때는 그 상황을 다른 관점으로 보려는 노력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저는 어떤 사람에게 화가 나는 일이 있었는데, 어제 명상을 하다가 문득 그 분 생각이 나더군요. 처음에는 '원망과 화'라는 감정이 올라왔지만, 좀 더 생각해 보니 그렇게밖에 행동하지 못하는 그 분이 불쌍하게 느껴지고 연민의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그러자 자연히 '화'는 사그라지고 '사랑'의 감정을 그 분에게 보내게 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 다양한 목표들을 향해 가지만 결국은 행복을 위해 살아갑니다. 그러려면 일상에서 웬만한 일에는 '그러려니' 하며 '이래도 좋고 아니어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격한 감정에서 벗어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유일한 길인 '애착과 집착의 놓아버림'에 이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예전에 성당 미사에 참석한 일이 있는데, 미사가 끝나고 나니 서로에게 "평화를 빕니다.'라는 말씀으로 인사를 나누시더군요. 마음이 평화로운 상태는 지극한 행복을 느끼게 합니다. 모두에게 평화를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