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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함께 치료해 드립니다.

박원장의 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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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하는 법

지난 주말 박해영 작가의 '나의 아저씨'에 이은 또 하나의 '나의' 시리즈, '나의 해방일지'가 종방을 했습니다. '나의 아저씨'의 열혈 애청자였던 저로서는 꼭 보고 싶은 드라마였지만, 늦은 방송 시간 관계로 뒤늦게 넷플릭스에서 한 편씩 보고 있습니다.

 

어제 시청한 9회에서는 창희(이민기 분)가 회사 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 사무실 옆자리에 있는 정아름 선배-하루 종일 말이 끊이지 않는 약삭빠른 부잣집 딸-에 대해 뒷담화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창희의 말을 듣던 한 친구가 창희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정아름이가 부자가 아니었으면은 니가 그렇게 미워했을까? 평범한 집안에 평범한 여자였다면 니가 그렇게 미워했을까? 좀 솔직해지라고~"

반발하는 창희에게 친구는 다시 한 번 비수 같은 말을 던집니다.

"너도 정아름처럼 욕심 있을 수 있는데, 없는 척 하는 걸 수도 있다고. 니 욕심 부정하지 말고 마음껏 펼쳐보라고. 너 부자 되잖아? 정아름이 안 미워한다."

창희는 치부를 들킨 듯 당황하며 말을 이어가지만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결국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맙니다.

 

친구의 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창희 역시 "부자 되면 내가 누굴 미워하겠냐? 내가 이미 충만인데, 내가 뭐가 필요해서."라며 인정을 합니다. 그러나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이렇듯 때로 바른 말, 옳은 말은 반박할 수 없음에도 사람을 아프게 합니다. 창희는 속이 상해서 위로해 주고 공감해 주기를 바라면서 한 말이었는데,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 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비단 이런 상황에서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는 이와 비슷한 상황들을 수없이 자주 접하게 됩니다. 괴로운 일을 토로했더니, "겨우 그런 걸로 그리 힘들어 하냐?"라고 하면서 핀잔을 주거나 "괜찮아, 너만 그런 거 아냐. 나는 더 힘든 일도 겪었어."라며 자기 얘기만 이어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자식의 죽음과 같은 상상조차 못할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데, 이제는 잊고 살아."와 같은 말을 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은 악의로 하는 말이 아닙니다. 뭔가 도움이 되고 싶고 위로를 해 주고 싶어 하는 말인데, 오히려 그 말이 '총 맞은 것처럼' 아프게 느껴집니다. 이런 말들은 모두 정신과 의사 출신의 상담자인 정혜신 선생님 표현처럼 '충조평판'입니다. '충조평판'은 '충고', '조언', '평가', '판단'입니다. 아주 응급한 상황이거나 상대방이 요청하지 않은 '충조평판'은 의도와 다르게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딱 부러지는 '충조평판'은 공감이 아닙니다. 공감은 상대방의 감정을 살피고 그 감정에 동조해 주는 것입니다. 부끄럽지만 제 사례를 들어 보겠습니다.

 

예전 일입니다. 아내가 밖에서 속상한 일이 있었다며 제게 말을 합니다. 저는 그 얘기를 듣고 제가 마치 정의의 사도인 양 평가와 판단을 합니다. 누가 잘 했네, 못 했네 하면서 말이죠. 제 말이 반박할 수 없는 팩트라 할지라도 아내가 그런 말을 듣자고 이야기를 시작했을까요? 아닙니다.

 

특히 남자들이 이런 실수를 많이 합니다. 그럴 때는 그냥 "많이 속상했겠네.", "나라도 그랬을 것 같아.", "뭐, 그런 놈이 다 있어?", "그 놈 그냥 안 놔 둔다." 같은 말만 해 주면 됩니다. 그러면 오히려 아내가 저를 말리고 기분도 한결 나아집니다. 모두 승자일 수 있는데, 굳이 거기서 정의의 칼을 휘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공감을 해 주고 싶으면 상대방의 감정에 집중하세요. 그리고 그 감정에 동조해 주면 됩니다.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으면 같이 울어주거나 손을 잡아주거나 가볍게 안아주는 식의 행동을 취해도 됩니다. 굳이 '충조평판' 하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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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한담한의원

등록일2022-05-31

조회수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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