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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장의 건강칼럼

제목

한약 부작용?

저도 지금 한약을 연달한 3제째 복용하고 있지만, 사람마다 그리고 상태에 따라 한약을 복용하면서 나타나는 반응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한약을 복용하면서 특별한 불편함을 못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예를 들어 혹 설사를 한다거나 오히려 주소증이 심해진다거나 하는 등 불편한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도 계시지요.

 

그러나 그런 분들 역시 한약이 맞지 않아 나타나는 부작용인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설사를 하는 경우에도 만약 복통을 동반한다면 약 자체가 그 분께 안 맞는 잘못된 처방일 확률이 높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약 복용을 통해 체내의 열이 빠지거나 하는 명현반응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특히 예민한 분들의 경우엔 노시보(Nocebo)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노시보 효과란 플라시보 효과의 반대되는 말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신이 복용하는 약에 대해 불신을 하면 약의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거나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예전에 어떤 원장님께서 약을 복용하고 너무 히스테릭하게 여러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새로 약을 처방해 드렸는데도 똑같이 반응하여, 다른 약재 없이 귤의 껍질인 진피(陳皮)만 넣어 차보다도 연하게 다시 달여 드렸으나 역시 같은 반응을 보였다는 일화를 들은 적이 있는데, 노시보 효과에 해당되는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신경정신과 환자분들을 많이 보는 저도 유사한 분들을 종종 만나게 되는데, 양방, 한방 가리지 않고 이 병원, 저 병원을 쇼핑하듯 돌며 결국 치료는 제대로 되지 않고 돈과 시간만 낭비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곤 하지요. 설사 기대한 만큼 금방 효과가 나지 않더라도 한 곳에서 믿고 치료를 맡기면 환자의 몸에 맞게 약을 조정하면서 차차 치료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새로운 의사를 찾아가면 또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과정만 반복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어떤 의사에게 치료를 맡겼으면 그 의사를 신뢰하고 충분히 상의(환자의 증상을 개선시키고 싶지 않은 의사는 없습니다. 그런데 의사도 사람인지라 환자의 불신 섞인 공격적인 언행은 의사로 하여금 진심을 다하는 진료가 아닌 방어적이고 불쾌한 반응만 유발할 확률이 높아집니다)해 가며 꾸준히 치료를 받으시기 바라며, 제 사례를 하나 올리면서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근래 잠을 못 잘 정도로 심한 두통으로 제법 먼 곳에서 찾아오신 환자분이 계셨습니다. 신경과와 다른 한의원에서 수 개월간 치료를 받으셨는데도, 크게 호전이 없고 오히려 진통제 복용량만 늘어 검색을 통해 찾아왔다고 하셨습니다. 진찰을 해 보니 오랜 스트레스로 열이 위로 뜨면서 생기는 열궐두통으로 판단되어 울화를 풀고 열을 내리는 약을 처방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전화로 확인을 해 보니 오히려 통증 빈도가 더 잦다고 하셔서 열을 내리는 작용을 강화하기 위해 하루 2회 복용하던 것을 3회로 늘려 보시라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다시 확인했더니 증상이 더 심해져 약을 안 드시고 계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진찰을 위해 내원해 주십사 말씀을 드렸고, 며칠 후 오셔서 너무 힘들다며 하소연을 하시더군요. 최대한 공감을 해 드리며 다시 진찰을 했지만 제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어, 자세히 설명을 드렸습니다.

 

"어느 한의원을 가서 진찰을 받으시더라도 진단은 똑같을 것입니다. 뜨거운 물에 찬 물을 부으면 격렬한 반응이 나듯이, 속열이 너무 심한 상태에서 찬 성질의 약이 들어가다 보니 반작용으로 열이 더 떠서 이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약의 방향은 맞고 강도만 조절하면 될 것 같으니 약을 반씩 줄여서 드셔 보세요. 그러면 괜찮으실 거예요."라고 말씀을 드리고 다시 며칠 후 확인을 했는데, 그렇게 드시니 괜찮다고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렇게 첫 번째 약을 다 드시고 다시 오셔서 확인하니 통증이 조금 줄었다고 하셔서 첫 번째 약과 거의 비슷하지만 조금 보완을 해서 두 번째 약을 처방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최근 확인을 하니 극심한 통증은 없어지고 잔잔한 불편함만 있다며 약이 잘 맞는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이 분이 끝까지 저를 믿지 못하고 다른 병원을 찾아갔으면 아직도 여전히 고생을 하고 계실 확률이 높았을 것입니다. 이제 큰 불은 잡혔으니 이제 잔불 정리만 하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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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한담한의원

등록일2022-11-21

조회수8,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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