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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함께 치료해 드립니다.

박원장의 건강칼럼

제목

공감하지 않을 거면 그냥 가만히 있어

남편이 A라는 사람의 아쉬운 처신 때문에 속상했다고 아내에게 말을 합니다. 아내는 남편의 얘기를 듣더니 그 사람은 그럴 수 있었다고 역성을 들고 이런저런 조언을 건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편의 감정은 어떨까요?

 

이 얘기는 지난 주말 저희 부부에게 있었던 일입니다. 어쩌면 아내의 말이 맞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그런 대답을 기대하고 말을 꺼냈을까요? 잘잘못을 가리고 어떤 판단이 서지 않아서 그런 얘기를 꺼낸 것이 아닙니다. 그저 속상한 마음을 위로 받고 싶어서 말을 꺼낸 것이지요. 그렇게 기대했던 아내의 반응을 얻지 못하자 제가 뾰로통하게 한 마디 했습니다. "공감하지 않을 거면 그냥 가만히 있어!"

 

그런 상황에서 이성적으로 평가, 판단하고, 상대방이 원하지도 않았던 충고와 조언을 건네는 것이 상대방에게 도움이 될까요? 이게 제 3자, 혹은 여러 사람이 지켜보고 있는 공적인 상황이라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둘만의 사적인 상황이라면 누가 옳고 그르든 일단 상대방의 감정에 온전히 내 마음을 실어 충분히 그 감정에 공감해 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많이 속상했겠다."라거나 "그 사람은 왜 그랬대?"와 같이 말이죠.

 

요즘 말로 뼈 때리는 소위 옳은 말, 바른 말은 상대방에게 큰 상처가 되거나 분노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런 말이나 듣자고 얘기를 꺼낸 것이 아닐 테니 말이죠. 그런 말은 어느 정도 감정이 추스러진 후에 꼭 필요할 때만 조심스럽게 건네도 늦지 않습니다.

 

저도 상담심리를 공부하기 전에는 아내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아내가 밖에서 속상했던 일을 얘기하면 마치 지가 정의의 사도인 양 "누가 잘했네 못했네." 평가하고, "이랬어야지, 저랬어야지." 충고를 건네는 못난 모습을 보이곤 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과거의 저와 같을 것입니다.

 

상담심리를 공부하고 여러 책들을 읽으며 크게 깨달으면서 과거의 제 언사를 후회했습니다. 그리고 이후로는 어떤 상황이든 타인의 감정에 진심을 다해 오히려 과장까지 더해가며 리액션을 합니다. "엄청 속상했겠네.", "정말 많이 힘들었겠다.", "그 XX 가만 안 둘 거야."와 같이 말이죠.

 

조언은 꼭 필요할 때, 상대방이 원할 때만 해야 합니다. 괜히 어줍잖은 조언으로 관계를 망치는 우를 범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그저 그 사람의 감정에 내 마음을 포개주는 것만으로 상대방은 충분히 위로 받고 치유의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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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한담한의원

등록일2023-02-06

조회수4,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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