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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장의 건강칼럼

제목

고통받는 사람, 호모 파티엔스(Homo Patiens)

최근에 저희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저희 가족 모두가 각자 나름의 고통스러운 애도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삶의 순간순간 우리는 예상치 못하게 신체적 혹은 정신적 고통을 느끼며 살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숨을 다하는 날까지 우리는 어느 한 순간도 쉼 없이 다양한 욕구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말이죠. 생존에 위협받지 않는 안전에 대한 욕구, 맛있는 것을 먹고 싶은 욕구, 많은 돈을 벌고 싶은 욕구, 권력을 갖고 싶은 욕구, 존중과 사랑을 받고 싶은 욕구, 칭찬과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 건강하고 싶은 욕구 등등 이루 헤어릴 수 없는 욕구들이 끊임없이 지속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느 누구도 그 모든 욕구를 충족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머리가 좋고 대단한 재력과 권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이지요. 이렇게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 순간 우리는 신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니 이 고통이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며, 어쩌면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로서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을 낸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은 1951년 '호모 파티엔스(Homo Patiens)'라는 제목의 논문을 냈다고 합니다. 'patiens'는 '고통받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patior'의 파생어로 '고통받는' 정도로 해석될 수 있으며, 결국 호모 파티엔스를 우리 말로 표현하면 '고통받는 사람' 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런데 patiens는 '고통받는' 외에도 '참을 줄 아는, 견디는, 감당할 수 있는' 등의 뜻도 있다고 합니다. 즉, '호모 파티엔스'는 우리에게 모든 고통을 견디고 감당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고통은 욕구 충족이 되지 않는데서 생긴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고통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욕구를 충족시키든가, 아니면 욕구를 줄이든가. 어떤 게 쉬울까요? 욕구 충족은 우리의 바람대로 되는 것이 아니며, 통제할 수 없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욕구를 줄이는 것은 '놓아버림'을 실천함으로써 꽤나 많이 현실화가 가능하지요.

 

여기서 '놓아버린다는 것'은 자포자기식의 어쩔 수 없는 포기가 아닙니다. '무조건 이래야 해.' 대신에 '이러면 좋지만 아니어도 상관없다.'를 가져다 놓는 것, 이것이 '놓아버림'입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피할 수 없는 이 고통을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이와 같이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내면에 있습니다. 더불어 고통을 인정하고 기꺼이 받아들이는 삶, 그것이 자신의 인생을 윤택하게 만들고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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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한담한의원

등록일2023-03-08

조회수4,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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