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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장의 건강칼럼

제목

스트레스와 트라우마 극복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방법

여러분은 일상적인 수준의 스트레스가 아닌 일상생활에 방해가 될 정도의 장애를 일으키는 트라우마에는 어떻게 대처하고 계신가요? 그저 회피하고 억누르는 것으로 순간순간을 모면하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요?

어떤 것을 떠올릴 때 견디기 어려운 생각과 감정이 마구 올라오는 힘든 경험은 누구나 해 보셨을 것입니다. 본능적으로 그런 일은 가급적 피하고 싶어지지요. 그러나 그런 일이 트라우마가 되어 두고두고 나를 고통스럽게 해도 '그저 나 혼자만 참으면 되지.'라고 생각하면서 죽을 때까지 방치하실 건가요?

나의 마음이 달라지면 나로부터 나오는 에너지가 달라지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달라지며 내 인생이 달라집니다. 그러니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가슴 깊이 묻어두고 사는 것은 나를 계속 불행으로 몰아가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이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용기'를 내어 직면하는 것입니다. 심리상담과 같이 누군가에게 털어놓아도 좋고, 두려워도 당사자와 툭 터 놓고 대화를 하는 것도 좋습니다.

저의 지인 중에 배우 일을 하는 분이 계십니다. 어느날 어릴 때 가정폭력이 심해서 어머니와 이혼한 아버지를 십수 년만에 용기를 내어 찾아가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집 앞에 도착하니 다리가 덜덜 떨렸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아버지를 마주해 토해내듯 그동안 쌓인 이야기를 모두 하고, 아버지의 사과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그 뒤로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이 분의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뭘 해도 지지부진하게 잘 안 풀렸는데, 가만히 있어도 일이 들어오고 심지어 주연급으로 캐스팅 되어 열심히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 행복하다고 하는데, 굳이 말하지 않아도 좋은 에너지가 느껴지더군요.

물론 모두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것만이 유일한 방법도 아닙니다. 저는 중고등학교 시절 학업 스트레스를 비롯한 다양한 스트레스로부터 글쓰기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글쓰기에 대해 누군가에게 조언을 듣거나 그 효과를 알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힘든 감정과 생각을 저만의 노트에 적는 것만으로도 한결 수월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저희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슬픔, 우울, 죄책감, 자책, 공허감 등 여러 생각과 감정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그나마 글을 쓰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차차 격한 감정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단순히 시간이 지나서라기보다는 확실히 글을 쓰고 나면 좀 더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현존 최고의 진화생물학자 중 하나로 꼽히는 로버트 트리버스는 그의 저서 '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에서 정신적 외상을 글로 적으면 면역 기능이 개선된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에서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과학자들은 일련의 중요한 실험들을 통해 정신적 외상을 글로 적으면 면역 기능이 뚜렷이 개선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한 실험에서는 사람들에게 삶에서 가장 정신적 외상을 안겨준 사건을 떠올리라고 요청했다. 그런 뒤에 그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서, 한쪽은 나흘 동안 매일 20분 동안 일기에 정신적 외상에 관해 적도록 했고, 다른 한쪽은 매일 20분 동안 피상적인 주제(그날 한 일 같은)를 적도록 했다. 연구진은 실험을 시작하기 전과 일기를 적는 마지막 날, 6주 뒤에 피롤 뽑아 검사했다. 무해한 주제를 적은 집단보다 정신적 외상에 관해 적은 집단이 글을 쓴 마기막 날에 기분이 더 안 좋다고 말했지만 그들의 면역계는 이미 개선된 상태였다. 6주 뒤에도 그들의 면역계는 여전히 좋은 상태를 유지했으며 그때쯤 사람들은 기분도 한결 나아졌다고 말했다. 요컨대 정신적 외상을 대면하는 순간에 기분은 안 좋지만 면역 기능에는 긍정적인 효과가가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장기적으로는 기분과 면역계 양쪽 다 긍정적인 효과를 얻는다.

대다수의 종교는 고백하는 의식을 갖추고 있다. 사실 기도할 때 자신의 죄를 신에게 고백하라는 권고는 비슷한 속마음 털어놓기 기능을 할 수 있다. '대화 치료', 즉 심리요법의 혜택도 어느 정도는 사실상 남들에게 감추고 있던 정신적 외상이나 수치스러운 이야기를 털어놓음으로써 얻는 것일 수 있다. 여행을 할 때 우리는 낯선 사람에게 비밀을 털어놓고는 한다. 전에 만난 적도 없고, 더 중요한 점은 앞으로 다시 만날 일도 없을 사람에게 말이다.」

이처럼 글쓰기나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기를 통해 우리의 정서는 확연히 편안해질 수 있으며, 신체적 건강에까지 긍정적인 효과를 미칩니다. 저는 제 환자분들에게 이것도 어렵다면 혼잣말이라도 하든가 이불을 뒤집어 쓰거나 운전을 하면서 소리라도 지르라고 권합니다.

그저 자신의 악몽 같은 일들을 꾹꾹 눌러 참거나 회피하는 것은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합니다. 음식을 먹으면 배설을 해야 하듯 비록 당장은 힘들고 기분이 안 좋아질지라도 용기를 내어 직면하고 자신의 감정을 배설해야 우리는 또 다시 일상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 용기를 내세요. 당신이 용기를 내어 변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달라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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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한담한의원

등록일2023-04-10

조회수6,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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