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환자분들을 많이 보다 보니 하지불안증후군을 호소하시는 분들도 자주 보게 됩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대체로 밤에 잠들기 전 혹은 수면중에 다리에 불편함이 느껴져 움직여야 개선되기 때문에 숙면을 방해하는데요, 서양의학에서는 증후군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만큼 그 원인이 불명확하나 철분의 결핍이나 도파민 부족을 원인으로 인식하고 치료를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봐 온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을 보면 대부분 다리 근육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근육이 뭉치거나 신경을 압박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났는데, 이것은 낮에 비해 밤에는 체온이 저하되고 혈액순환이 잘 안 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건강한 사람들은 그래도 별 문제가 없지만 하지불안 증상을 호소하시는 분들은 하체로 필요한 만큼의 혈액 공급이 잘 안 되어 그러는 것이지요.
장시간 운전을 해 보셨으면 유사한 경험을 해 본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오토매틱 차량의 경우 오른발만 계속 사용하고 왼발은 가만히 있다보니 혈액순환이 저하되고 나중에는 무릎이나 종아리에 통증이나 저림, 감각이상과 같이 하지불안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과 같은 이유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같은 증상이라도 하지불안증후군의 그 근본 원인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피로, 스트레스, 허리나 신장의 문제 등이 원인일 수 있으며, 한의학적으로는 혈허(血虛), 간화(肝火), 심화(心火), 혈열(血熱), 신허(腎虛) 등으로 변증(辨證)하여 각각의 원인에 따라 한약, 침, 부항, 약침, 물리치료 등의 치료를 달리 시행합니다.
하지불안증후군을 굳이 한의학적 병명을 대입하면 전근(轉筋)과 가장 유사합니다. 전근은 쥐가 나는 증상을 말하는 것으로 간혹 자다가 다리에 쥐가 잘 난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 역시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 및 치료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렇게 하지불안증후군이나 수면중의 쥐남 증상에 대해 한의학적 치료를 하면, 일반적으로 비교적 단기간(1~2달 안)에 치료가 잘 되는 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