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제가 이런저런 일들로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한동안 왼쪽 가슴 부위가 뜨끔뜨끔 아픈 증상이 반복되곤 했습니다. 신경성이라는 걸 알기에 한동안 방치하다 걱정을 하는 아내의 성화도 있어 오랜만에 저를 위한 한약을 처방해 복용하였습니다. 다행히 약을 복용하기 시작한 이후로는 아직까지 가슴 통증이 한 번도 없었네요.
이렇게 가슴통증이나 가슴의 답답함, 가슴두근거림 등 가슴 부위의 증상으로 저희 한의원을 방문하는 분들도 꽤 많은데요, 아무래도 심장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나 이러다 갑자기 죽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으로 불안해하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정신은 심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요, 그것은 우리가 긴장을 할 때 심장이 두근두근 빠르게 뛰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정서적 변화에 따라 우리의 심장과 순환기는 예민하게 반응을 하는데, 이를 테면 심장의 박동량, 박동수, 박출량 등에 변화가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워낙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보니 위와 같은 가슴 부위의 증상들을 호소하는 경우가 점차 더 늘어나고 있는데요, 걱정과 두려움 때문에 병원에서 다양한 검사를 받기도 합니다.
그 결과 협심증과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이나 심장 주변 동맥의 이상 등 심각한 질환을 진단받는 경우도 있고, 역류성 식도염, 위염 등 소화기질환을 진단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계속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분들도 상당히 많지요.
가슴 통증으로 한의원을 찾아오는 분들도 대부분 이런 경우인데, 스트레스에 의한 가슴통증은 한의학적으로 보면 칠정심통(七情心痛)에 해당됩니다. 즉, 감정적 변화에 의해 기(氣)가 울체(鬱滯)되고 심기(心氣)를 울결시켜 가슴통증이나 가슴 부위의 답답함이 생길 수 있다고 인식하는데, 침 치료와 함께 가미사칠탕, 분심기음, 가미소요산 등의 처방을 응용하여 치료하면 제 경우처럼 잘 개선이 됩니다.
이렇게 스트레스에 의한 가슴통증, 답답함, 두근거림 등의 증상은 우선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기르고 스트레스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당장 여의치 않을 경우 한의학의 도움도 받아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이를 통해 몸 상태가 개선되면 심리적 건강도 개선되므로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