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생은 어린 시절 보통 축농증이라 불리는 부비동염으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작정을 하고 유명하다는 이비인후과에 100일간 데리고 다니면서 치료를 받았지만 그때만 잠깐 시원할 뿐, 전혀 효과가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종종 축능증 환자(특히 소아청소년)들을 진료하고 있는데, 오늘은 이 축농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코 주위 얼굴뼈 안에는 상악동, 전두동, 접형동, 사골동이라는 4개의 큰 공간이 있는데 이들을 합쳐 부비동이라고 하며, 여기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부비동염, 즉 우리가 흔히 말하는 축농증이며, 3개월을 기준으로 급성과 만성으로 나눕니다.
부비동염의 원인으로는 감기, 비염, 세균감염, 비중격만곡 등이 있으며, 한의학적으로는 풍열(風熱), 담열(痰熱), 폐열(肺熱), 허화상염(虛火上炎) 등의 원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축농증은 코막힘, 누렇고 찐득한 콧물, 코가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등이 주증상이며, 코 주위 얼굴의 열감이나 통증, 두통, 후각 저하, 발열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축농증의 치료에 양방에서는 항생제, 스테로이드제제, 수술 등의 요법을 사용하며, 부비동염과 유사한 비연(鼻淵)증에 대해 동의보감에서는 황련통성산, 방풍탕, 창이산, 형개연교탕 등의 처방을 사용한다고 하였습니다. 그 외 탁리소독음, 여택통기탕, 갈근탕 등의 처방과 어성초, 삼백초, 백지, 길경, 의이인 등의 약재를 활용하면 치료에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그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산제와 함께 침이나 약침도 부비동염 개선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근래 감기 이후 심한 축농증으로 고생중이던 중학생과 유치원생에게도 탕약을 처방한 바 있는데, 둘 다 1~2주만에 증상이 거의 개선되어 한결 편해졌다는 이야기를 보호자분들께 들을 정도로 축농증 역시 한약의 치료 효과가 좋은 질환 중 하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