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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장의 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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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오감은 진실을 알 수 있을까?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보는 것이 정말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만고의 진리일까요? 그리고 시각 외의 다른 감각들도 모두 그대로 믿어도 되는 것일까요? 저는 요즘 이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오감에 갇혔다.'

 

우리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라는 오감을 통해 세상을 인식합니다.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오감 외에 다른 어느 방식으로도 우리는 세상을 느낄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 오감이라는 것이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우리에게 전달해 주지 않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본다는 것은 사물에 반사된 빛이 우리의 눈을 통해 들어와 뇌에서 시각화하며 우리가 인식을 하게 되는데,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빛은 가시광선의 영역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시각화된 형상이나 색깔도 그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것이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눈에 이런 모양의 이런 색깔로 보이는 것이 다른 동물에겐 다른 모양의 다른 색깔의 사물로 보이기도 하니까 말이죠.

 

청각 역시 어떠한 진동이 귀를 통해 들어오면 뇌에서 소리로 인식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이 세상에 진동은 있으나 소리라는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 마찬가지로 어떤 맛이나 냄새, 촉각이라는 것도 진화라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의 뇌에서 그렇게 인식하게 되었을뿐 본연의 맛, 냄새, 촉각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며, 본연의 맛, 냄새, 촉각이라고 할 만한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지조차 의심스럽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종이나 개체에 따라 그것을 느끼는 정도도 천차만별이라, 예를 들어 우리가 레몬을 먹으며 시다고 느끼는 반면 쓰게 혹은 달게 느끼거나 특별한 맛을 느끼지 못하는 동물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외에 우리는 도저히 이해하지도 설명하지도 못할 불가사의한 감각을 가진 동물 혹은 식물들도 수없이 많을 것입니다.

 

어쨌든 우리가 완벽하지 않은 오감을 통해 불완전하게 세상을 인식한다는 것은 확실하며, 현대 과학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한들 이 세상에 대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정말 빙산의 일각 정도가 아니라 이 우주의 먼지 한 톨도 안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만큼 우리는 자신이 조금 아는 것만으로 세상을 다 아는 것마냥 오만하거나 거만 떨지 말고 겸손해져야 할 테고요.

 

저도 그랬지만 어느 분야이든 아예 모르다가 공부를 조금 해 보면 자신이 정말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착각을 하게 되는데, 공부를 많이 하면 할수록 깨닫게 되는 것은 '아~ 나는 정말 아는 것이 없구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진짜 많이 알고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인지를 판단하는 방법으로 익은 벼처럼 고개를 숙일 수 있느냐가 하나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인식하는 세상이 진리가 아니라는 것이 주는 장점 중 하나는, 우리의 삶은 마치 아무 것도 없는 하얀 스크린에 투사된 영화를 보며 실제라고 느끼는 것과 유사한 것이니, 너무 삶의 무게에 허우적대지 말고 조금은 떨어져 바라볼 수 있는 입장이어도 괜찮다는 것일 것입니다. 즉, 오감에 속는 경험자가 아닌 오감을 활용한 관찰자의 자세로 산다면, 우리는 한결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가 말하는 죽음이라는 것은 그 오감이라는 족쇄로부터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과정이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해 봅니다. 만약 그렇다면 죽음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축복의 순간이 될 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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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한담한의원

등록일2023-07-07

조회수4,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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