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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함께 치료해 드립니다.

박원장의 건강칼럼

제목

분노조절장애 치료 한의원에서는 어떻게 하나

우리나라가 못 먹고 못 살던 시절에는 허증의 환자분들이 많아 녹용, 인삼, 황기와 같은 보약을 쓸 일이 많았지만, 요즘의 환자분들은 오히려 영양이 과잉되고 경쟁 사회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화(火)가 많은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보약을 지으러 오셔도 예전과 같이 보약을 쓰기보다는 화를 내려주고 지친 간의 피로를 풀어주는 처방을 쓰는 경우가 훨씬 많지요.

 

이렇게 화가 많은 세상이다 보니 특별히 화를 낼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화를 내거나 약간의 짜증이 날만한 일에 대폭발을 하며 분노를 표출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평소에 쌓인 울화를 해소하지 못한 상태로 살다가 약간의 자극이 주어지면 자신도 모르게 화를 내게 되는 것인데, 물이 가득찬 통에 약간의 충격만 가해도 물이 넘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결국은 통 속의 가득찬 물을 덜어내듯 쌓인 울화를 풀어내야 해결이 됩니다.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도 제어를 못할 정도로 심하게 화를 내는 것을 보고 일반적으로 '분노조절장애'라고 하는데, 의학적으로 정확한 병명은 '간헐적 폭발성장애'라고 합니다. 간헐적 폭발성장애는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도의 분노 표출이 아니라, 멀쩡하게 잘 지내다가 아주 가벼운 자극에도 발작적으로 폭발하며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보통 분노조절장애라고 하는 사람들은 소위 강약약강-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성향을 나타내지만, 간헐적 폭발성장애 환자들은 강약을 가리지 않고 수분에서 수시간에 걸쳐 폭발적, 폭력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한의원에서 이런 간헐적 폭발성장애 환자들을 볼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우리가 주변, 특히 가족과 같이 가까운 사이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분노조절장애라고 일컬을만한 분들은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가족이나 친구가 힘들고 걱정하는 마음에 데려오기도 하고, 화를 내는 본인이 후회되고 미안한 마음에 직접 찾아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분들이 화를 내는 대상은 화를 내더라도 본인에게 크게 해가 없는 안전한 분들인데, 결국 만만해서 투사하거나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본인에게 감정적 결핍 혹은 상처를 제공한 사람이라고 보면 됩니다. 때로는 그 화를 이기지 못하고 자신에 대한 공격성으로 이어지기도 하지요. 이런 상태로 방치되면 종국에는 감정의 골이 켜켜이 쌓여 회복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기도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가장 큰 피해자는 본인이 되고 맙니다.

 

그러니 '내가 고쳐야지.', '내가 참아야지.'라고만 생각하면서 오래도록 사태를 악화시키지 말고 문제의 원인을 찾아 하루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은데, 한의학적으로는 주로 간의 화(火)가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평소에는 조용한 사람도 술만 마시면 용감해지고 화를 내는 모습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바로 뜨거운 성질의 술이 간에 작용하면서 간화가 치성해진 상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분노조절장애에 대한 치료 역시 간의 화를 내려주도록 한약, 침, 약침 등을 활용하며, 더불어 상담을 통해 그렇게까지 울화가 쌓인 원인을 찾아 풀어내고 순간 자신이 화가 났음을 알아차리는 훈련을 통해 분노로 폭발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다른 사람들과 함께 편안한 일상을 누릴 수 있게 합니다.

 

근래 분노조절장애로 오셨던 30대 남성 환자분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이분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친절하고 예의바른 반면에 유독 부모님에게만 심하게 화를 내고 후회하는 상황이 반복되어 찾아오셨는데, 상담을 해보니 어린 시절 부모님의 심한 통제 속에서 성장했던 환경이 원인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그래서 울화를 풀어내는 약을 처방해 드리면서 과거에 해결하지 못했던 불안, 분노 등의 감정을 다루어 풀어낼 수 있도록 도와드렸습니다.

 

보름에 한 번씩 오실 때마다 화내는 횟수가 줄더니 최근에 오셔서는 보름 동안 한 번도 화를 내지 않았고, 전 같으면 화가 날만한 상황에서도 본인이 '화가 나고 있구나.'라는 것을 인지하면서 저절로 화가 금방 가라앉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물론 우리 같은 범인들이 평생 화를 내지 않고 살기는 쉽지 않습니다만, 이렇게 치료를 통해서 상처받았던 자신의 과거를 치유하고 자신의 감정을 다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가족을 비롯한 타인들과의 관계도 회복되면서 훨씬 더 긍정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니 잦은 분노를 그때그때 넘기는 식으로 방치하지 말고 근본적인 치유의 길로 방향을 잡아 행복의 길로 나아가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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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한담한의원

등록일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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