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은 평생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할 만큼 흔한 증상입니다. 어쩌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정도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매일 잠 들기가 어렵거나 혹 잠이 들더라도 자주 깨서 심신의 피로를 회복하지 못하면 다음날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만성염증을 유발하고 면역력을 떨어뜨려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잠을 못 이루고 밤새 뒤척거리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며 불안과 심리적 예민도를 높이기도 하지요.
따라서 손쉽게 잠을 잘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면제에 의존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수면제는 하루하루 잠이 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은 하지만 불면증 자체를 치료하는 약은 아닙니다. 불면증 치료제라면 어느 정도의 기한을 두고 약을 줄이거나 끊어도 지속적으로 잠을 잘 자야 하는데, 수면제의 경우 약을 줄이거나 끊기는커녕 오히려 약이 점점 증가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수면제는 양약 중에서도 부작용이 많은 편이라 반드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수면제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졸피뎀 성분의 스틸녹스를 검색해 보면 그 부작용을 읽는 것만으로도 공포감이 들 정도라, 정신과 선생님들도 단기간 조심스럽게 처방을 할 정도이니까요. 물론 특별한 사정으로 단기간 복용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큰 이상이 발생하지 않으니 과도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그렇다면 불면증 치료의 다른 대안으로 한의원에서 불면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어떻게 될까요? 불면증을 바라보는 한의학적 관점은 결국 화(火)가 뜨면서 뇌파가 안정되지 못해 수면상태에 들지 못하는 것인데, 크게는 실증(實症)과 허증(虛症)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즉, 똑같이 잠이 안 온다고 해서 하나의 원인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한의학에서는 그 치료법도 각각의 원인에 따라 달리 합니다.
제가 지금껏 많은 불면증 환자분들을 치료하면서 보니 대체로 심한 스트레스로 화(火)가 뜨는 분, 심약하고 예민해 잘 놀라거나 생각이 많은 분, 또는 트라우마 등에 의한 긴장성 불면증 환자분들이 주였습니다. 저의 경우 치료 역시 화를 내리고 정서적 안정을 돕는 방향으로 심리상담을 병행하면서 한약을 처방해 대부분 수면제를 끊으면서도 호전이 되는 것을 볼 수 있었고, 필요에 따라서는 침과 약침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한의원에서는 불면증에 대해 이렇게 1~3개월 정도 치료를 하면서 수면을 비롯한 몸과 마음의 상태를 보아 치료의 종결 시기를 정하는데, 종결 이후에도 거의 대부분은 큰 변화 없이 잘 주무신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 수면제에 의존하지 않는 불면증 치료를 받아보기를 원하거나 기존에 수면제를 복용해 왔으나 수면제 단약을 시도하고 싶은 분들께서는 한의원에서 원인 치료를 통해 불면증이 치유되는 경험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