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다이어터가 가장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지금 당장 내가 살을 잘 뺄 수 있을까?'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체중 감량 후에 요요 없이 잘 유지할 수 있을까?'일 것입니다. 어느 분야에서든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정상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어려운 것처럼, 체중 감량 자체보다 그 체중을 그대로 잘 관리하는 것이 훨씬 어려운 법이니까요.
여러 부작용과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위장 용량 자체를 줄이는 수술을 제외하면 세상에 요요가 없는 다이어트는 없습니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체중이 늘지 않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보통 사람이 많이 먹으면 체중이 느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이치이기 때문이지요.
'내가 이번에는 무조건 성공한다.'고 수없이 다짐하고 의지를 내어 봐도 다이어트 성공 후에 오랜 기간 그 체중을 유지하는 사람은 십중팔구는 어림없고 아마 십중일이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알코올이나 담배 같은 중독에서 의지만으로 벗어나기 어려운 것처럼 음식 중독에 빠져 있어 쉽사리 거기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 데 그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과식이나 폭식증을 치료하고 요요를 근본적으로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해답은 바로 자신의 마음에 있습니다.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호흡과 함께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본능적인 행위이지만, 음식을 필요 이상으로 과하게 먹는 것은 심리적 허기를 물질로 채워 고통을 완화하기 위함입니다.
사람마다 모두 다르지만 의식 속 혹은 무의식 속 어떠한 불안이나 두려움을 잠시 잊게 해 주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씹고 삼키는 행위로 위안을 받는 과정에서 우리는 과식, 즉 음식 중독에 빠지게 됩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음식 중독에 빠지고, 또 누군가는 알코올 중독에 빠지며, 또 누군가는 마약 중독에 빠지게 됩니다.
중독에는 이러한 물질 중독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게임이나 도박, 쇼핑 같은 과정중독도 있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중독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우리가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일이나 독서에 중독되는 경우도 있지요. 그리고 근본적인 불안이나 두려움이 해결되지 않으면 어떤 중독에서 빠져나오더라도 다른 중독에 빠져들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그러니 단순히 음식에 집착하지 않게 되고 음식중독으로부터 벗어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폭식증으로부터 해방되고 체중관리를 잘 하고 있다 한들 정서적으로 힘든 것은 여전할 테니 말이지요. 그러니 내 마음 속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지금껏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외면하고 눌러왔던 내면의 고통을 찾아내고 직면해 그 감정을 충분히 경험함으로써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자신과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서도 가능하지만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이기에 능력 있는 상담자와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저 역시 다이어트 환자분들이 오시면 이러한 부분을 강조합니다. 단순히 이번에 얼마 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왜 이렇게 음식에 집착하게 되었고, 거기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단순히 체중만 감량하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는 물론이고 음식, 수면, 운동, 인간 관계 등 생활 전반의 개선을 목표로 하면서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를 제안하며 도와 드리고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심리 상담 선생님과의 연결을 통해서라도 말이지요.
이제 다이어트와 요요를 반복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합니다. 여러분 안에는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이 충분히 있습니다. 모든 다이어터들을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