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든 아이든 사람의 건강을 판단하는 가장 쉬운 척도는 제가 우스갯소리로 '3잘'이라고 표현하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어느 것 하나라도 문제가 생길 경우 그 고통은 겪어보지 않고는 알 수가 없을 정도이지요. 오늘은 그 중 '잘 자는 것'에 문제가 생긴 불면증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불면증은 수면장애의 일종으로 수면의 질과 지속 시간에 문제가 생김으로써 그 결과 일상 생활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잠을 단 하루라도 제대로 이루지 못해본 분이라면 그 고통을 충분히 아실 텐데요, 이것이 매일 반복된다면 그 괴로움이야 정말 말로 다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저는 스트레스 관련 질환들을 많이 진료하다 보니 불면증 환자 역시 많이 보게 되는데요, 한의학적 개념에서 보는 불면증은 결국 그 원인이 무엇이든 대체로 심장의 火가 떠서 안정이 되지 않고 깊은 수면 상태에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납니다.
이 심장의 火는 크게 나눠 실화(實火)와 허화(虛火)로 나눌 수 있는데요, 실화는 화가 과잉되고 왕성한 것으로 실화로 인한 불면증은 보통 가슴이 뜨거우면서 답답하고 입이 쓰거나 마르며 눈이 건조하고 쉽게 짜증이나 화가 나는 등의 증상들이 동반됩니다.
반대로 허화는 음혈(陰血)의 부족으로 나타나는 화로, 허화로 인한 불면증은 생각이 과도하게 많거나 잘 놀라고 겁이 많으며 불안, 초조와 같은 정서적 증상들을 동반합니다.
그러므로 한의원에서는 불면증에 대해서도 일률적으로 특정 처방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과 증상에 따라 적절한 처방을 활용한 한약과 침 등으로 불면증을 치료합니다.
물론 오래되고 완고한 불면증이 모두 단기간에 쉽게 치료되는 것은 아니지만, 불면증 외에 여타의 신체적, 정신적 증상들까지 같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계시는 분이라면 한의원에서의 치료를 고려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