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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함께 치료해 드립니다.

박원장의 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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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담한의원 진료실] 진료와 상담, 그리고 감정의 공감

어제는 제가 꼭 가보고 싶은 강연이 있어 미리 신청까지 해 두었던 날이었습니다. 토요일은 진료가 2시에 끝나기 때문에 서둘러 가면 충분히 갈 수 있을 거라 기대를 했었지요. 그러나 사람의 일은 참 마음대로도, 계획대로도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제 아마도 마지막 환자일 거라 예상한 친구네 가족이 찾아와 진료를 받고 돌아간 시간이 오후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바로 출발하면 도착까지 별 무리 없을 시간이었지만 알고 보니 진료를 받으러 온 분이 한 분 더 계셨습니다.

 

아주 긴박한 상황만 아니라면 진료시간 내에 오신 분을 돌려보낼 수는 없기에 안으로 모셔 말씀을 들었습니다. 단순히 약 처방만 하자면 검사결과를 설명드리고 증상을 확인한 후 진찰만 하면 비교적 짧게 끝낼 수 있었지만, 이 분의 이야기를 잠깐 들어보니 그럴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힘들게 살아오신 이 분의 감정이 풀어지지 않고는 치료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더 이상 오실 환자분도 없겠다, 그냥 깨끗이 강연 참석에 대한 기대를 접고 이 분의 감정 하나하나에 초집중하며 살아오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공감과 위로, 격려와 치료 계획 등으로 진료와 상담을 넘나들다 마친 시간을 보니 4시가 넘어 있더군요. 고맙게도 들를 곳이 있다던 우리 실장님도 불평 없이 기다려 주어 미안함과 감사함을 느끼면서도 편안히 그 시간들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그 분의 치료를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몸 뿐만 아니라 마음의 영역까지 동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그 분이 살아오신 인생에 비하면 턱없이 짧은 시간의 대화로 그 분께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며 치료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의지를 다지는 기회가 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제가 바톤을 넘겨받았습니다. 2인3각의 길을 가듯 조심스럽게 그분과 함께 동행을 해 보려 합니다. 그 분이 마음을 열어주었듯이 저도 진심을 다해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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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한담한의원

등록일2019-04-07

조회수17,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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