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그렇지만 많은 분들이 연말을 맞아 각종 모임에서 자의든 타의든 과음을 하는 경우가 많은 시기입니다. 그래서 요즘 저희 한의원에도 숙취 때문에 찾아오시는 분들이 늘어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숙취해소법을 말씀드리기 위해서는 먼저 술에 대해 알 필요가 있겠습니다. 돼지고기는 그 성질이 차고, 생강은 따뜻한 것처럼 모든 음식에는 각각의 성질이 있습니다. 술은 그 종류에 따라 습이 더 많은가 열이 더 많은가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습열(濕熱)한, 즉 습기와 열이 많은 식품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습열의 배출을 돕는 것이 빠른 숙취 해소의 방법이겠지요.
쓴 나물 같은 것이 이런 작용을 하며, 소주를 마시면서 차가운 녹차를 중간중간 마셔주면 2병을 마셔도 1병 마신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달고 뜨거운 성질의 음식(예를 들어 계피가 들어간 수정과 같은 음식)은 주의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맥주나 막걸리는 열보다 습이 많은 술이라 한의원에서는 습기를 조절하면서 위장을 돕는 약을 사용하며, 식사도 명태탕, 대구탕, 콩나물해장국 같이 해독하고 위장을 돕는 음식으로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양주 같이 독한 술은 열이 많으므로 열을 식히면서 진액을 공급하는 약을 처방하며, 음식도 진액을 보충할 수 있는 걸쭉한 중국요리 같은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전에 친구가 회사에 출근했다 너무 힘들다며 찾아온 적이 있는데, 전날 위스키를 많이 마시고 메스꺼움, 어지러움, 속쓰림, 입마름 등의 증상들을 호소하더군요. 그래서 얼른 속을 보호하면서 열을 식히는 처방들을 섞어 먹도록 하고 잠시 누워 쉬게 했더니 다행히 많이 좋아져서 돌아간 일이 기억납니다.
음주로 인한 숙취에는 이런 식으로 대처하면 되겠지만, 가능하면 본인의 주량을 넘지 않는 선에서 절제하여 건강한 연말을 보내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