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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장의 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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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다시 생각해보는 면역력 이야기



지난 1월 설 연휴가 끝나자 마자 코로나19로 인해 전쟁 같은 상황이 1달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현 상황의 종식에 대해 그 누구도 쉽게 얘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나 걱정스러운 것은 단순한 질병의 유행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파급력이 6.25 '한국전쟁'과 외환 위기로 인한 'IMF 환란' 이후 국가적으로 맞은 가장 큰 위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국민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일부 환자분들은 한의원 방문도 조심스러워하시지만, 며칠전 단골 노부부께서 오랜만에 찾아오셨더군요. 이럴 때 면역력이라도 강화시켜야 할 것 같다며 보약을 지으러 오셨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듯 전염병이 유행하면 그만큼 더 보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분들이 늘어날 만큼 면역력에 관심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이 각종 예방 수칙과 함께 또다시 귀가 따갑게 강조되고 있는 말이 바로 이 '면역력'인 것 같습니다. 면역(免疫)은 한자로 ‘면할 면(免)’과 ‘염병 역(疫)’이 합쳐진 단어로, 다시 말해 ‘면역력’이란 ‘염병을 면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염병’ 역시 한자어로 물들 염(染)과 병 병(病)으로 이루어진 말로 전염병과 같은 말이니, 면역력은 전염병을 이겨내고 면할 수 있는 힘이라는 뜻이지요.

 

사극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역병이 창궐하여 백성들의 신음이 끊이질 않고 왕과 신하들은 이를 크게 걱정하며 대책을 논의하는 장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이러한 전염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방법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과거 우리 조상들도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해 많은 고생을 했음을 알 수 있지요. 이렇듯 한약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감기를 비롯한 각종 호흡기 질환에 좋은 효과를 나타내며, 실제 중국에서는 80% 이상의 코로나19 환자에게 ‘청폐배독탕(清肺排毒湯)’과 같은 중약(한약)을 투여해 높은 치료율을 얻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한의학이 철저히 배제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은 한의사로서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프기까지 합니다.

 

면역력을 좀 더 의학적으로 표현하자면 병원(病原)이 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항원(抗元)이 공격할 때, 이에 저항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시 말하면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몸을 지켜주는 방어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가 예방주사를 맞는 것은 특정 항원에 대하여 항체를 만들어 같은 항원이 재차 침입했을 때 방어할 수 있도록 면역을 획득하기 위함입니다. 홍역이나 수두 같이 한 번 걸리면 평생 면역이 되는 질환들도 있지요. 이렇게 면역은 자연적이든 인위적이든 외부 항원과의 투쟁 과정에서 얻게 됩니다.

 

그러므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평소의 건강관리와 함께 질병에 걸렸을 때 인체의 방어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즉, 너무 약에만 의존하여 면역 시스템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면 면역력이 점점 저하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감기에 걸려 열이 나고 콧물이 나고 목이 아픈 것은 면역반응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는 상황인데, 약으로 증상들을 억눌러 버리는 것은 아이들 싸움에 어른이 개입해서 아이가 스스로 싸우는 능력을 키우지 못하게 하는 것과 유사하다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증상이 너무 심하면 적절한 선에서 치료가 시행되어져야 하겠지만요. 제 주변의 많은 의사(한의사가 아닌)분들이 자녀들이 감기에 걸려도 웬만하면 약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면역반응이 항상 좋기만 한 것도 아닙니다. 모두 면역력이 저하되는 것을 걱정하시는데, 면역시스템에 혼란이 생겨 면역작용이 과잉 항진되어도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로 자신의 장기와 몸을 항원으로 인식하여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지요. 아직까지 원인도 불분명하고 치료도 쉽지 않은 류머티즘, 루프스(전신성홍반성낭창), 베체트병, 쇼그렌증후군, 크론병, 중증근무력증, 그레이브스병 등 이름조차 생소한 질환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자가면역질환 환자분들에게는 증상 개선을 위해 오히려 면역억제제를 투여하기도 하지요.


또한 일반적으로 면역력 증진에 좋다고 알려진 특정 음식이나 약들이 강조되고 유행하기도 하는데, 실상 누구에게나 좋은 음식, 좋은 약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사람마다의 개체특이성이 분명히 존재하고 체질이 다른데, 어떻게 저 사람에게 좋은 약이라고 나에게도 좋을 수가 있을까요? 거듭 말씀 드리지만 나에게 맞는 음식, 내 체질에 맞는 약을 섭취하여야 제대로 면역력을 증진하고 유지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적절한 식이조절과 운동, 충분한 수면을 비롯한 규칙적인 생활이 함께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지요.


이와 같이 면역은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면역과 면역력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생활 속에서 실천하시면 나와 내 가족이 면역력을 강화하고 오래도록 건강을 유지하시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비록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생한 고통스러운 상황이지만, 아무쪼록 온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이 위기를 하루 빨리 극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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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한담한의원

등록일2020-03-01

조회수1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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