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우리가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일상의 많은 변화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일일이 다 열거할 수도 없겠지만, 한의사라는 직업인으로서 제가 느끼는 평소와 달라진 점 두 가지를 꼽는다면, 감기 환자가 거의 안 보이는 반면 체중이 늘어 다이어트를 원하는 환자는 많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의 예방수칙은 일반적인 감기를 예방하는 데도 큰 효과가 있습니다. 전 국민이 이렇게 위생을 철저히 하고 마스크까지 하고 다니니, 요즘 같이 일교차가 커지면 늘곤 했던 감기 환자가 확연히 줄어드는 것도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활동반경과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한동안 '확찐자'라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할 정도로 체중이 증가하는 분들이 늘고 있는데, 근래 저희 환자분들께 "살이 좀 찌신 것 같은데요."라는 말을 자주 할 정도로 저도 더더욱 절감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체중이 적당히 느는 것이 좋을 분들도 있지만, 비만이 곧 질병으로 인식되는 현대 사회에서 지나치게 체중이 증가하면 각종 성인병을 비롯하여 피로, 소화장애 등 다양한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기에 적절한 체중관리는 꼭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코로나19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체중관리를 하는 것이 좋을까요?
첫째, 평소보다 음식의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다이어트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적절한 식이조절인데, 가뜩이나 활동량이 줄어든 만큼 전과 똑같이 음식을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체중이 늘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간식이나 야식을 최대한 피하고 세 끼 식사의 양도 평소의 2/3 이하로 줄여야 하는데, 밥그릇과 숟가락을 작은 것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꽤 큰 효과를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해야 합니다. 안 그래도 힘든 인생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불안, 경제적 고통, 좁은 공간에서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생활 등이 더 가중된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기에, 자칫 잘못하면 식욕의 항진으로 인한 과식이나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일정 부분 개인이 다 해결할 수 없는 것들도 있지만, 오히려 이를 기회로 솔직한 공감의 대화로 가족간 소통을 강화하거나, 명상, 요가, 음악, 미술, 독서 같이 평소 생각은 많았지만 마음 만큼 할 수 없었던 활동들을 시도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사람의 마음과 상담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가족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과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분이라면 정혜신님의 '당신이 옳다'라는 책을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셋째, 일부러라도 활동량을 늘리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인 출퇴근이나 등하교를 비롯한 모든 바깥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고 실내에서의 생활이 부득이 늘어나는 것은 어찌할 수 없지만, 가벼운 실내운동이나 홈트레이닝 등을 한다거나 동네 산책 같이 사람이 밀집되지 않은 곳을 찾는 야외활동을 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음식에 대해 생각하거나 먹는 시간 자체를 줄여주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 뿐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로, 모든 나라가 네트워크화 된 글로벌 시대에 그 종식을 섣불리 예상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 사태가 단기간 안에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이 상황을 냉정히 인정하고 각자 할 수 있는 일들을 묵묵히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와 더불어 슬기로운 다이어트 생활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도 유지하시기를 두 손 모아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