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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장의 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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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에 대한 박정석의 생각

일전에 제가 한의사로서 심리학을 만나게 된 사연을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그리고 화병을 전문으로 보면서 자연스레 화, 분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화나 분노에 관련된 서적들을 찾아 읽으며 나름대로 화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려 했으나 대부분 비현실적이고 궤변적인 내용들이라 오히려 실망만 더하곤 했습니다.

 

화에만 너무 집착하다 보니 오히려 '화'라는 숲 속에 갇혀 화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지 못하는 꼴이 되어버렸던 것이지요.

 

그러나 동양의 정신세계과 명상, 한의학의 칠정, 서양의 심리학을 공부하며 '화'에 대한 집착에서 한발짝 벗어나고 보니 오히려 화에 대한 입장이 정리되어 있는 제 모습에 스스로 깜짝 놀라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의 공부는 아주 얕은 수준이라 이러한 입장이 진리라고 단언할 수는 없으며 또 언젠가는 새로운 생각과 입장에서 다른 말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화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풀어야 할지 감조차 잡지 못하던 제가 어느 정도 명확히 개념을 잡은 현재를 간단하게나마 정리하고 갈 필요성을 느껴 이 글을 씁니다.

 

1. 화란 무엇인가?

화는 어떤 일에 우리가 기뻐하고 슬퍼하며 무서워하듯 어떤 억울한 상황에서나 원하는 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자연스레 일어나는 감정입니다.

 

2. 화는 나쁜 것인가?

이 질문은 '화는 내지 말아야 하는가?'와 같은 의미로도 받아들일 수 있는데,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화는 우리의 마음에서 자연스레 일어나는 감정이며, 그 자체가 누구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기에 나쁜 것도 아니고 당연히 내지 말아야 할 것도 아닙니다.

 

화병이나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들을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 한 번 제대로 못하는 소위 '착한 사람'들이 많은 것만 봐도 화를 무조건 참고 삭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 수 있으며,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는 커녕 오히려 이용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화는 마음껏 내도 되는가?

그러면 때와 상황에 관계없이 마음껏 기뻐하는 것, 마음껏 슬퍼하는 것은 괜찮은 것인가?

그러한 감정들 역시 그때 그 상황에 맞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큰 상처나 피해를 줄 수 있듯이 화라는 감정도 때와 상황을 봐가며 적절하게 내야 합니다.


4. 화는 어떻게 내야 하는가?

화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화에서 기인되는 신체적, 정서적, 물리적 폭력성은 나쁜 것입니다. 즉, '화'라는 감정에 매몰되어 통제하지 못한 채 화를 내게 되면 대부분 타인에 대해 신체 또는 언어적 폭력을 동반하게 되고 심지어는 자신을 다치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까지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화는 철저한 통제 속에 내야 하는데, 자신의 통제하에 화를 내려면 우선 화가 나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에게 화가 올라오고 있음을 순간 알아차리게 되면 화가 금방 수그러들며 머리 끝까지 화가 치미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고 내가 부당한 상황을 당하고 있음에도 무조건 화를 가라앉히고 참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나의 화를 알아차리고 내 통제하에 둔 채 내가 화가 났음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필요가 분명히 있습니다.

 

나의 화난 감정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예를 들면 객관적인 사실을 들며 내가 기분이 나쁘고 화가 났음을 직접적인 언어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가령, 누군가 내 발을 밟고 그냥 지나갔다면 왜 사과도 없이 지나가느냐며 노발대발할 것이 아니라 "당신이 방금 내 발을 밟고도 사과없이 지나가니 기분이 매우 나쁘고 화가 납니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으셨겠지만 저는 사과를 받고 싶습니다."와 같이 말을 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아니면 실제로는 화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통제하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화가 많이 난 척 하여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5. 화가 올라오는 것을 알아차리려면?

이것은 상당한 훈련이 필요한데 가장 유용한 것은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평소 자신의 마음을 순간순간 알아차리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러 익숙해지면 스트레스의 감소와 함께 통찰력을 기를 수 있으며,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화를 알아차리고 화를 통제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의 투자가 필요하므로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은 화라는 감정을 의식적으로 알아차리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즉, 화가 났다고 바로 화를 낼 것이 아니라 내가 화가 났음을, 화가 나고 있음을 애써 의식화하는 것이지요.

 

물론 이 역시 말처럼 마냥 쉬운 것만은 아니지만 한두 번 경험하게 되면 스스로도 놀랍도록 화가 가라앉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이 반복되면 화를 통제하는 데 상당히 익숙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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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한담한의원

등록일201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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