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피곤하지 않은 사람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 만큼
많은 분들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쳐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만성피로가 이 전쟁 같은 현대 사회의 삶을 꿋꿋이 버텨내고 있음을 증명하는 훈장처럼 말이죠.
오죽하면 '번아웃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자기가 죽는 줄도 모르고 불을 향해 온몸을 바쳐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현대인들도 자신의 모든 시간과 노력을 알 수 없는 목표를 향해 불사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나날이 심신은 지쳐가는 반면에
무기력증에 빠진 것처럼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는 점점 박약해져가고
설령 의지가 있더라도 그 해결 방법은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상당수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잘 먹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며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해 주는 것이
만성피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쉽게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실현 가능한 현실성이 있는 대안이 제시되어야겠지요.
만성피로의 원인을 비유를 들어 쉽게 얘기하면 적자를 보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생산해 내는 에너지에 비해 씀씀이가 더 큰 것이지요.
그러니 적자를 흑자로 전환하려면 에너지 생산량을 늘리든지 씀씀이를 줄여야 하고요.
그러나 우리가 씀씀이, 즉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처리해야 할 정신적, 육체적 노동의 강도가 거의 정해져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에너지 생산량을 늘려야 하는데, 그 또한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가만히 있는다고 없던 힘이 생기는 것이 아니니까요.
에너지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그 하나가 운동입니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으나
실상 다이어트에 대한 운동의 효과는 미비하니 음식물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우선이고,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근력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려야 합니다.
근력운동은 헬쓰장 같은 전문적인 시설을 이용하는 것도 좋으나
여건이 안 된다면 집에서 하루 5~10분 정도만이라도 꾸준히 투자하면
근육량의 증가가 이루어지니 투자 대비 좋은 효과를 가진 에너지 생산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곤해 죽겠는데 어떻게 운동까지 하냐 할 수 있겠으나
처음이 힘들지 근력이 향상되면 피로감은 점점 개선될 것입니다.
또 하나의 에너지 생산량 증대의 방법은 바로 먹는 것인데,
최근 숱한 화제 속에 종영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는
"보약 좀 해 먹여야겠다."는 대사가 종종 나올 정도로
그 시절엔 봄가을에 정해 놓고 보약을 먹는 것이 하나의 문화였습니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홍삼을 비롯한 각종 약재 뿐 아니라 비타민, 영양제 등
온갖 종류의 식품들이 그 역할을 상당 부분 대체하게 되었고,
요즘에는 다양한 수액주사 요법까지 등장하였으나
아래 링크와 같이 문제점도 부각되고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그런데 한의사로서 걱정스러운 것은
자신의 체질에 맞지도 않는 것을 복용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간에 열이 있는 분들(요즘은 워낙 스트레스들이 심해 상당히 많은데,
만성두통, 안구건조증, 목어깨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은 홍삼이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부작용의 우려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분들이 그냥 남들이 좋다니까 드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비단 홍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음식물과 약이 마찬가지이지요.
심지어는 만성피로 때문에 한약을 드시면서도 함께 홍삼을 드시는 분들도 적지 않은데,
필요하다면 약 처방에 인삼을 같이 넣었겠지요.
한의학에서는 만성피로의 원인을 단순히 기가 허한 것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인삼이나 황기처럼 기를 보충하는 약재들만 사용하면 다 해결이 되겠지요.
예전처럼 못 살고 못 먹어서 영양실조라는 말이 있던 시절에는
녹용, 인삼, 황기 등 대표적인 보약들을 써야할 분들이 많았으나
요즘처럼 오히려 너무 많이 먹어서 탈인 시대에는 그런 케이스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한의학의 만성피로 치료 방법은 깨어진 균형을 맞춰주는 것인데,
기가 허하든가 음혈이 허한 경우에는 그에 맞게 보충을 해주고
습열(濕熱)이나 火가 많을 경우엔 덜어냄으로써
인체의 자생력과 면역력을 끌어올리는 원리로 에너지 생산량을 증대시킵니다.
그리고 위에서 짧게 다이어트에 대해 언급했는데 조금 더 팁을 드리자면,
차가 가파른 언덕길을 가뿐하게 올라가기 위해서는 차의 출력을 높이든지 차의 무게를 줄여야 하는 것처럼
비만인 분들은 다이어트를 통해 체중만 줄여 주어도 피로가 현전히 개선되니 유념하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만성피로 해결 방법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재, 짧은 시간이라도 꾸준한 근력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릴 것.
둘째, 자신의 체질에 맞는 식품이나 약을 먹을 것.
셋째, 체중과 체지방의 관리.
물론 말처럼 간단한 것은 아니지만
하나씩 실천하여 올해는 만성피로에서 벗어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