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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함께 치료해 드립니다.

박원장의 건강칼럼

제목

강박증 원인, 증상 그리고 치료

어제는 불안장애에 대해 개괄적인 설명을 드렸는데, 오늘은 그중 강박증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다뤄 보겠습니다. 어제도 말씀드렸다시피 강박증은 강박적인 사고와 행동의 특징을 나타내는 불안장애로, 하고 싶지 않아도 특정한 생각이나 행동을 반복하게 되고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하면 불안해져 결국 다시 반복하게 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강박증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생화학적으로 뇌의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의 감소 또는 수용체 감수성의 변화가 원인이라는 설이 있으며, 이 외에도 심리적, 유전적 요인이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봐 온 바로는 부모로부터의 유전적 영향도 있을 수 있지만, 부모의 양육 과정과 여러 환경적 영향으로 심리적 결핍이 생기며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게 된 것이 강박적인 생각이나 행동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이 과정을 생화학적 관점으로 보면 세로토닌이나 수용체 감수성의 문제로 설명할 수 있을 테고요.

 

우리 주변에서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손톱을 물어뜯는 분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이런 행동 역시 강박행동과 유사한 면이 많습니다. 즉, 강박증 환자분들처럼 크게 고통스러운 것은 아닐지라도 본인이 굳이 하고 싶어하는 행동이 아닌데도, 불안을 완화하는 행동의 일환으로 손톱을 물어뜯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생각은 감정을 설명하고 합리화하는 수단입니다. 다시 말해서 어떤 생각들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 떠오른다면 해결되지 않은 감정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부정적인 감정들을 억누르거나 외면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감정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충분히 느끼고 경험하기 전까지는 결코 우리에게서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종합해 보면, 살아오는 과정(특히 어릴 때)에서 의식을 하든 못 하든 어떠한 이유로 불안을 느끼게 되었는데, 그때 불안을 충분히 경험하지 않고 억누르고 회피해서 내재화된 불안이라는 감정이 강박사고, 강박행동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강박증의 증상은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으로 나눌 수 있으며, 우울 및 불안과 관련된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강박사고의 증상으로는 감염에 대한 공포, 건강염려, 폭력적이거나 비윤리적인 생각, 성행위와 관련된 생각 등이 대표적이고, 강박행동 증상으로는 과도한 손 씻기, 대칭이나 균형에 대한 집착, 반복적으로 확인하기, 특정 순서대로 행동하기, 숫자 세기 등이 있습니다.

 

90년대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 잭 니콜슨이 연기한 '멜빈 유달'이라는 역할이 이런 강박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었었지요. 잠시 영화에서 그런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답답하고 힘이 드는데, 정작 당사자들은 가족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에게 얼마나 눈치가 보이고 괴로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부정적인 명령은 잘 수행하지 못 합니다. 즉, "이거 해!"는 잘 하지만, "이거 하지 마!"는 잘 못 하는 것이지요. 간단한 실험으로 입증해 보겠습니다. 앞으로 1분간 다른 모든 생각은 해도 되는데, 판다 '푸바오' 생각은 하지 말아 보세요.

 

어떠셨나요? 아마 대부분은 푸바오 생각이 떠올랐을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뇌는 하지 말라는 명령을 수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특정 상황에서 의식할 때만 손이 떨리는 긴장성 수전증 환자분들이 하지 않으려 하면 더욱 떨리는 것처럼, 강박사고나 강박행동도 하지 않으려 하면 더욱 집착하게 되고 계속 하게 됩니다.

 

그러면 이러한 강박증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강박증의 치료는 두 가지 방면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아까 예전에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불안이 두고두고 영향을 준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불안의 원인을 찾아 그 감정에 저항하지 않고 충분히 느껴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 주면 불안이 점점 감소되고 결국에는 내 무의식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던 불안이 해소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강박적인 사고나 행동을 수용하는 겁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안 하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하게 되니 그저 저항하지 않고 '그렇구나.'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며 생각이나 행동을 그대로 놔 두는 겁니다. 그리고 자신이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하면 어느날 그러지 않고 있는 자신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물론 스트레스를 받고 불안을 느낄만한 상황이 되면 다시 증상이 생길 수 있지만 그러든 말든 신경쓰지 않아야 합니다. 예전에 충분히 경험하지 못했던 불안을 충분히 경험하고 나면 역치가 높아져 웬만한 상황이 되어도 불안을 안 느끼고 강박증 증상들도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강박증 환자분들이 오시면 상담과 지도를 통해 이렇게 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면서 한약, 침, 약침 등을 활용해 균형이 깨지고 자율신경기능이 실조된 몸을 바로잡아 몸과 마음이 서로 선순환 구조로 갈 수 있도록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강박증은 물론 쉽고 만만한 질환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치료할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분명히 호전되고 완치까지도 이를 수 있으니 강박증 환자분들은 좌절하지 말고 용기 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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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한담한의원

등록일2024-03-13

조회수1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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