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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함께 치료해 드립니다.

박원장의 건강칼럼

제목

내면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화가 나는 이유를 찾다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데 있어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자신과의 건강한 유대감입니다.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잘 듣고 충분히 공감하면서 문제점은 고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높은 자존감을 유지해야 외부 환경과 상관없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타인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행복해야 다른 사람과도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요.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아이의 목소리를 무시하거나 혹은 너무 허용함으로써 자신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평생토록 행복을 좇기만 하다 인생이 끝나버리곤 합니다. 물론 저 역시 다르다고 할 수는 없는 입장으로, 저는 대체로 내면아이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즉, 다른 사람에게는 공감하고 배려를 잘 하지만 정작 제 내면아이에겐 아주 권위적이고 못된 사람이었던 것이죠.

 

저도 이 문제점을 알고 최근 수개월간 저의 내면아이와 지속적인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종종 저도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대답들을 하곤 해서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뭔가 속시원한 대화가 이뤄지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그러다 최근 여러 상담사례들을 보고 있는데, 문득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있어 다시 내면아이와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달랐습니다. 저도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일들이 떠오르며 감정이 훅~ 하고 올라오더군요. 눈물을 펑펑 쏟으며 "나 억울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너무 억울해서 화가 쌓였어. 그래서 자꾸 화가 나."라는 말과 함께요.

 

저는 제가 생각해도 어릴 때 참 성실하고 반듯한 아이였습니다. 철이 일찍 들었다 할까요(아이가 아이답지 못하고 어른스럽게 일찍 철든 것처럼 보이는 것도 건강한 모습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때 저는 어머니께 많이 혼나고 많이 맞았습니다. 어머니의 삶을 반추해 보면 이해 못할 바도 아니지만, 어쨌든 제 입장에서는 많이 억울했지요.

 

그렇지만 저는 그 아이의 억울함을 크게 공감해 준 적이 없었습니다. 어쩌면 제게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감정이었는데, 그걸 억압하고 외면하며 살아오다 보니 나름 문제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저와의 유대감이 건강하게 형성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또 깨달았던 것이 어머니께서 저를 통제했던 것에 대한 반발로 누군가 나를 통제하는 것을 엄청 싫어하고 화가 난다는 것, 그리고 그 통제와 함께 많은 것들을 대신 해 주면서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모습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는 안 그러는데, 이러한 감정들이 현재 저와 가장 가까운 관계인 아내에게 고스란히 투사되어 아내를 힘들게 했음을 알게 되었고 참 많이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저의 내면아이에게 말을 해 줬습니다. "그동안 너 억울했던 거 몰라줘서 미안해. 화가 많이 났겠네. 내가 너 억울한 거 다 받아주고 풀어줄게. 대신에 누가 널 통제하려고 해도 화내지 말고 네 감정을 말로 설명해 봐. 그리고 아내는 엄마가 아냐. 의존하지 말고 네 할 일은 네가 능동적으로 해야 해."

 

평생 쌓인 습이 이 한 번의 경험으로 완전히 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 속에서 오래도록 쌓인 핵심 감정을 인지하고 건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려 노력하면서 아내와의 심리적 균형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저의 이런 경험이 누군가에겐 큰 깨달음으로 이어지는 작은 불씨가 되리라 믿으며 솔직하게 공유해 봅니다. 세상에 심리적 결핍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분들께 오늘의 고통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하루하루 더 성장하시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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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한담한의원

등록일2024-03-22

조회수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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