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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장의 건강칼럼

제목

나는 왜 불안한가

우리는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고 느낄 때 불안을 느낍니다. 그리고 당연히 일상생활에서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누구나 일상적으로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이 과해서 특별한 일이 없는데도 불안을 느끼거나 지속적으로 불안을 느낄만한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왜 그런가에 대한 깊은 통찰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감정을 자주 느낀다는 것은 내 무의식 속에 그 감정이 억눌려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감정은 우리가 억압하고 회피, 외면한다고 하여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감정을 충분히 느껴줄 때까지 계속 우리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감정이 형성되었을 때(주로 어릴 때) 그 감정을 경험했어야 했는데,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른다거나 두렵다거나 하는 이유로 그러지 못하고 지나가면서 무의식 속에 자리를 잡은 것이지요.

 

우리 눈에는 안 보이지만 인간을 비롯해 모든 사물에는 고유의 에너지가 있는데, 우리는 감정과 생각에 따라 그 에너지 파동이 달라집니다. 그런데 우리의 무의식 속에 불안이 자리잡고 있으면 그 에너지가 주변과 공명하면서 불안할 만한 일이 계속 창조되거나 특별한 이유도 없이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쉽게 얘기하면 우리가 불안했던 상황에서 그 불안을 모른 척하고 지나갔기 때문에 '나 좀 봐줘.', '이래도 나를 안 봐?' 하면서 불안을 느낄만한 상황을 그 에고(나와 동일화되어 인격화된 생각과 감정)가 계속 만들어내거나 별 일이 없는데도 불안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프로이트는 심리치료를 '무의식의 의식화'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무의식 속 불안을 어떻게 의식화하여 해결할 수 있을까요? 제 사례를 통해 그 방법에 접근해 보겠습니다. 저는 평소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불안을 잘 인지하지는 못하고 살아왔습니다만, 불안을 느낄만한 상황이 제 인생을 관통하며 계속 만들어지곤 했습니다.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 봐도 어릴 때 특별히 불안을 느낄만한 상황은 없었던 것 같은데, 왜 불안한 일이 생길까 의문이었죠.

 

그동안 명상 등을 통해 제 내면의 상처들을 직면하며 다양한 감정들을 풀어냈지만, 불안에 대해서는 딱히 답을 얻지 못해 답답했습니다. 그러던 중 최근 저 자신(좀 더 구체적으로는 제 속의 내면아이)과의 대화에서 상상도 못했던 답을 듣게 되었습니다. "난 잘 해야 해. 완벽해야 해. 1등 해야 해. 그래서 불안해."

 

그랬습니다. 저는 저도 모르게 항상 결과에 전전긍긍하며 불안했던 것입니다. 보통 아이들이 무언가를 잘 하면 그 노력에 대한 칭찬을 해야 결과에 상관없이 아이가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도전을 하게 되는데, 1등을 해도 왜 가르쳐 준 걸 틀렸냐며 혼이 났던 저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결과에 집착하며 늘 불안이라는 감정을 억압하면 살아왔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토록 오랜 기간 불안한 상황들을 제게 계속 보여주며 자신을 좀 봐 달라고 외치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그동안 몰라줘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결과가 너를 규정하지 않아. 네가 노력하고 거기서 배운 것이 있고 성장했다면 그걸로 충분해. 너는 너의 존재만으로도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아이야. 앞으로 내가 너 많이 사랑해 줄게"라는 말을 해 주었고, 그러자 한결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비교적 저 자신과 친밀한 유대감을 쌓으며 잘 지내왔다고 생각했는데, 남들에게 대하는 것과는 반대로 저 자신에게는 아주 권위적이고 위압적인 사람이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이 50이 다 되도록 이런 사실을 모르고 살았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했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앞으로는 제 내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잘 지내보려 합니다.

 

본인이 인지를 하든 못 하든 세상에 결핍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여러분이 주로 느끼는 감정이 불안이든 우울이든 수치심이든 혹은 그 밖에 무엇이든 용기를 가지고 여러분의 무의식 속 에고를 바라봐 주세요. 잘 모르겠으면 내면의 아이에게 깊은 관심과 사랑의 마음으로 계속 물어봐 주세요. 그러면 언젠가 말을 해도 안전하겠다는 확신이 든 그 아이가 대답을 해 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감정을 충분히 경험해 주세요. 그러면 여러분의 삶에 긍정적인 큰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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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한담한의원

등록일2024-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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