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꾸 화를 내게 되면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힘든 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문제가 생길 뿐 아니라 분노, 자책, 후회, 죄책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으로 인해 본인도 고통스럽게 됩니다. 이렇게 분노절이 잘 안 되는 상태가 오래도록 지속된다면 모든 일들이 자신의 뜻대로 풀리지 않으며 결국 자신의 인생을 파탄내는 지경에까지도 이를 수 있지요. 그래서 오늘은 분노조절장애의 원인과 그 해결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흔히 분노조절장애라고 일컫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병적 상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누구나 부당하거나 억울한 상황, 또는 자신의 뜻대로 통제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화나 분노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데, 지나치게 그 빈도가 잦거나 자신 혹은 다른 사람에게 정신적, 물리적 피해가 갈 정도로 강도가 심하지 않으면 치료의 대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분노조절장애의 정확한 의학적 명칭은 '간헐적 폭발성장애'입니다. 그런데 이 간헐적 폭발성장애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멀쩡하게 잘 있다가도 갑자기 발작적으로 폭발하고, 아무리 자기보다 강한 사람에게도 물불 안가리고 달려들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회 생활에 큰 어려움이 따르는 질환입니다.
그러나 간헐적 폭발성장애 환자들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을 정도로 드물기 때문에 오늘은 일반적으로 '분노조절장애'라고 하는 분들에 맞춰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화낼 일도 아닌데 화를 낸다거나 그냥 약간 언짢은 일에 비상식적으로 크게 화를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 집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각종 매체를 통해서도 이런 경우를 적잖이 볼 수 있지요. 평소 마음이 편안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주로 느끼는 사람은 웬만한 일에는 화를 내지 않습니다. 아니 화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마음에 울화가 가득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자주 느끼는 경우엔 작은 자극에도 마치 기름에 불을 붙인 듯 자신도 모르게 화가 올라오게 됩니다.
쉽게 풀어보면, 화가 나는 임계점을 100이라고 했을 때, 평소 10~20 정도만 차 있는 사람과 80~90 정도만 차 있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화를 낼 수 있는 자극의 정도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무언가 일이 뜻대로 되지 않고 신경을 많이 쓰거나 피로감이 심하거나 하는 등의 이유가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분노조절장애를 치료하려면 기본적인 감정 상태를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80~90까지 차 있는 것을 적어도 50 아래로는 내려놓아야 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감정의 기준치를 조정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심리적 치료, 그리고 또 하나는 신체적 치료입니다.
심리적 치료는 스트레스 상황 자체를 실제로 개선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그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것으로도 가능합니다. 자신의 의식, 무의식에 눌려있던 '화'의 존재를 인정하고 직면함으로써 그 감정을 풀어내고, 또한 자신이 화가 나고 있음을 순간순간 알아차리는 훈련을 하면 얼마든지 화를 제어할 수 있게 됩니다.
이어서 분노조절장애의 신체적 치료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늘 강조하다시피 우리의 몸과 마음은 끊임없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게 되는데, 이것을 한의학적으로 풀어보면 '기가 막힌다.'라는 말이 있듯이 무언가 뜻대로 되지 않으니 기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고, 간의 기운이 울체되면서 화가 치성해 쉽게 화를 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간의 피로와 울화를 풀어주는 방향으로 한약을 처방하거나 약침 치료를 하면 몸과 마음 모두 상태가 개선되면서 화를 내는 빈도나 강도가 확연히 줄어들게 되며, 실제로 분노조절장애로 찾아오시는 분들의 경우 1~2달 정도의 치료만으로도 본인이 신기해 할 정도로 화가 안 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 본인이나 가족 중에 분노조절장애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한담한의원에서 심리상담과 치료를 통해 몸과 마음을 함께 케어함으로써 감정뿐 아니라 인생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계기로 만들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