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직업적으로 특별히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분들이 오시는데, 이를테면 의사나 상담심리사, 종교인 같은 분들입니다. 얼마전 현직에서 심리상담을 하고 계시는 분이 우울과 불안을 호소하며 한담한의원을 찾아오셨습니다. 그런 분이 어떻게 심리상담을 하느냐고 반문하실 수 있겠지만, 의사가 암에 걸렸다고 암환자를 못 보는 건 아니죠.
본인도 직업적으로 내담자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하고 있고 자신의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머리로는 잘 알고 있지만, 해결이 어려운 근원적인 문제로 인해 상담을 받아보고 싶어 신경정신과 진료를 하는 한의원을 검색했서 왔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자세히 밝히기는 어려우나 과거의 정서적 상처와 오랜 지병으로 인해 힘드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마 누구라도 이 분과 똑같은 경험을 했다면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안타까운 분이었어요.
그래도 작은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찾아오신 분이기에 저 역시 최선을 다해 꽤 오랜 시간을 들여 상담을 해 드렸습니다. 심리학을 전공하신 분이라 굳이 심리학적인 내용을 언급할 필요는 없었기에, 현재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살핀 후에 감정과 생각의 관계, 그리고 감정을 다룰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 드렸는데, 다행히 흡족해 하며 가시더군요.
앞으로도 종종 생각이 날 것 같은데, 비록 현실적으로 상황 자체를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무의식 속 에고를 해결하고 마음의 상처를 극복해 하루하루 행복에 좀 더 가까워지시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