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증후군은 정식 질환명은 아니지만 일상적으로 쓰일 정도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입니다. 멀쩡하게 잘 살던 사람이 갑자기 우울해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본인은 물론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까지 당황스럽고 걱정을 하게 되는데, 오늘은 이러한 번아웃 증후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번아웃 증후군은 보통 장기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과도한 업무를 수행하거나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직무를 맡은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모습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일과 휴식의 적절한 균형이 깨지며 정신적, 신체적으로 완전히 소진되고 탈진됨으로써 발생합니다.
기계도 쉴 새 없이 돌리면 고장이 나서 멈추기 마련인데, 신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체력적 예산에 한계가 있는 사람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계속 업무에 시달리거나, 몸은 쉬고 있어도 머리로는 계속 생각을 하며 신경을 쓰고 있으면 결국 파산에 이르는 것과 같은 상황에 다다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정신적으로, 그리고 신체적으로 점차 에너지가 고갈되는 느낌을 받으면서 매사에 의욕이 없어지며 무기력, 좌절감, 피로, 식욕부진, 불면, 불안, 우울 등의 증상들이 나타나며, 이로 인해 업무 효율도 떨어져 직장 및 사회생활에서도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은 물론 삶을 이어나감에 있어 꼭 필요한 자신감이나 희망마저 점차 사그러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번아웃 증후군으로 저를 찾아오셨던 분들 중에 직장에서의 과도한 업무로 인한 번아웃으로 오셨던 젊은 여성분이 계셨는데, 이 분의 주 증상은 감정둔마, 즉 감정을 잘 못 느끼는 것이었습니다. 좋은 일이 있으면 좋아야 하고 슬픈 일이 있으면 슬퍼야 하는데, 자기가 그런 감정을 잘 못 느낀다며 이상해졌다고 큰 걱정을 하셨었지요.
번아웃 증후군은 몸도 마음도 에너지가 거의 바닥까지 이른 상태이기 때문에 몸과 마음의 에너지 수준을 함께 끌어올리도록 해야 합니다. 저는 울화를 풀어주면서 심리적 안정과 피로회복을 돕는 방향으로 개인별 맞춤 한약을 처방해 드리고, 필요에 따라 침이나 약침 치료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심리상담이나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정신적 휴식을 취하시게 함으로써 소진된 정신적 에너지를 다시 채우고 회복하실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번아웃증후군 환자분들은 아주 괴로운 증세에 비해 치료는 비교적 단기간에 잘 되는데, 위에 말씀드린 환자분의 경우 저의 조언에 따라 회사에서의 업무량도 줄이고 한약도 잘 챙겨드시면서 회복이 되시어 한 달만에 치료를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감정을 잘 느낄 수 있어 안심이 된다며 웃으며 나가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 참 보람된 케이스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