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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장의 건강칼럼

제목

정신없이 바빠요

현대인들이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가장 많이 쓰는 말 중에 하나가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정신없이 살다보니 깜박 잊었네요.”와 같이 정신과 관련된 말들일 것입니다. 그만큼 육체적, 물질적으로는 풍족한 반면 정신적으로는 오히려 빈곤해진 시대에 살고 있음을 반증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관용적으로 정신이라는 말을 쓰지만, 정신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이상의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정신을 한자로 쓰면 精神입니다. 그런데 왜 초콜릿으로 만든 파이 광고에도 등장하는 대신에 을 사용하였을까요? 은 원래 곱게 찧은 쌀을 뜻하는 글자로 아주 오묘하고 순수한 생명의 근원 또는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물질을 뜻합니다. , 아버지의 정자와 어머니의 난자, 그리고 음식물의 소화흡수에 의해 생성된 영양물질을 모두 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은 귀신(鬼神)이라는 말에도 신()이 들어가 있듯이 사람의 사유로는 헤아릴 수 없는 신비롭거나 불가사의한 것을 뜻하는데, 한의학적으로 일체의 사유 및 생명 활동은 신()의 기능이 발현되는 것입니다. , 영혼(靈魂), 혼백(魂魄), 의지(意志), 사고(思考)와 같은 소위 정신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우리가 보고 듣고 말하고 움직이는 것이 모두 신()에 의한 생리적 활동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정신은 원래 부모의 정자와 난자, 음식물과 같은 물질적 기초, 즉 정()을 바탕으로 하여 생명활동, 즉 신()이 발휘되는 모든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보통 정신은 육체에 대비되는 말로 생각하기 쉬우나, 육체를 바탕으로 발현되는 생명력의 작용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해 보입니다.

 

이런 이유로 육체와 정신은 분리될 수 없으며, 그 둘이 분리된다면 생명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일찍이 한의학에서는 질병의 원인 중 많은 부분이 칠정(七情)과 관련되었다고 하였는데, 칠정이란 화내고, 기뻐하고, 고민하고, 우울해하고, 슬퍼하고, 놀라고, 무서워하는 일곱 가지 감정을 통칭하는 것으로 정신적인 문제로 질병이 생길 수 있음을 이미 수천 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반면 서양에서는 1936년에 이르러서야 캐나다의 한스 셀리에(Hans Selye)에 의해 처음으로 의학에 스트레스라는 개념이 도입되었는데, 한의학의 칠정은 그보다 더 광범위한 개념으로 기쁜 감정조차 지나치면 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정신에 대한 얘기가 나왔으니 정신과 관련된 흥미롭고 약간은 충격적이기까지 한 현상에 대해 한 가지 더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TV 방송을 통해 알고 있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바로 셀룰러 메모리(celluar memory)’라는 현상으로, 우리말로는 세포기억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이 현상은 장기 이식을 받은 사람이 장기를 제공해 준 사람의 성격이나 습관을 가지게 되는 것으로 애리조나 주립대의 게리 슈왈츠(Gery Schwartz) 교수가 20년간의 연구를 통해 70 여 건의 사례를 발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특히 심장 이식에 의한 사례가 많은데, 놀랍게도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한의학에는 이미 이론적 토대가 있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한의학에서의 심장이란 해부학적인 Heart에 기능적인 면까지 포함된 개념인데, 한의학에서는 심장신(心藏神)이라고 하여 일체의 정신적인 활동을 심장의 기능으로 보고 있습니다. , 한의학적 개념으로는 셀루러 메모리 현상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의학도 시대에 따라 새로운 기술이나 학문과 융합하면서 발전해야겠지만, 서양의학도 아직 풀지 못한 인체의 수많은 비밀들을 규명해 나가다 보면 이처럼 한의학과 맞닿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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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한담한의원

등록일2015-05-07

조회수28,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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